민속악과 양악의 활용 - 정순영(국가대표 음악평론가)

음악평론가 정순영의 음악 에세이

민속악과 양악의 활용 - 정순영(국가대표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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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악과 양악의 활용    

           

                                                                                                국가대표  음악평론가  정순영


수세기동안 보존 계승되어온 민속악은 20세기 민요채집과 더불어 많은 호기심을 가지게 한다. 요즈음은 대중적인 음악이 여러 지역과 노래라는 형태로 보급되어가고 있지만 우리 고유의 민속악은 근본적으로 계속 발전되어 대중의 기호에 맞게 침투되어 가는 현상이다. 토속적이고 합주형태에 바이올린이나 기타를 편성하여 흡수하면서 전통적인 특징을 토착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불교의식에서 주로 사용하고 세속적인 분야에도 사용하곤 했다. 필자는 민속악과 양악을 전반적으로 검토해보고 싶으나 너무 광범위하여 일부분만을 진단하기로 하자.   

              

민속악은 실질적인 변화를 기준으로 고대와 중세의 차이는 현저하다. 특히 중세에는 상인들이 자신의 재력으로 음악을 즐기려 했으며 고대에는 음악과 무용을 주로 궁중에서 즐겼으며 중앙아시아의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두 시대의 음악적 차이는 두드러지며 민속악도 여러 종류로 나뉘어진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천.지.조상에 대한 숭배의식이 강한 한편 정치적인 기틀도 되었다. 따라서 민속악의 경향도 비슷한 구조를 갖고 악기편성과 배치에도 연관성 있게 발전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우리의 감각 중 입과 위, 귀와 눈은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이라면, 음악적인 번영은 그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올바는 감각과 정상으로서의 복귀를 위해 음악의 보급을 주장하고 실제적인 음악적 측정을 다른 모든 분야의 기준으로 삼으려했다. 우리 민족은 스스로 음악적 소리를 깨달으려 했고, 이에 유교사상과 우주론을 통합하여 음악적인 번영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음악은 자연과 합일되어 존재한다는 설을 주장하면서 음양과 오행의 원리를 불가피하게 첨가하고 결국은 12율의 탄생과 함께 이것은 양율과 음려로 나뉘어지게 되었다. 한편 음계에서도 궁,상,각,치,우의 5음은 일반적으로 우주적인 의미를 갖는데 이는 토,목,금,화,수 등의 5행과도 관련되니 다양한 근원점을 고려하여 민속악의 흐름을 파악해야 되겠다. 그러면, 12율에 관해 언급하기로 하자.


이것은 일정한 비율로 일어나는 빈도수가 진동현의 길이로 표현되는 1옥타므 상에서의 12음의 이론적 체계로 성립된다. 상행순서로 배열하면 황종(C),대려(C♯),태주(D),협종(D♯),고선(E),중려(F),유빈(F♯),임종(G),이칙(C♯),남려(A), 무역(A♯),응종(B)이다. 초기에는 율관의 길이나 용량, 무게의 측정과 기준은 서로 상호관계를 갖고 밀접한 움직임을 보여주어 다른 음들을 생산하는 황종의 근원적인 음고가 당연히 중요시 되었다. 현이나 관의 치수는 모든 음악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고 나중에는 12율의 피타고라스 체계가 평균열이 아닌 음계를 만들어 12번째 음에서 파생적 음인 13번째 음이 출현하는데 이것은 독특하여 한 옥타브 위의 음보다 조금 높고 끝없는 나선형이 된다. 몇세기동안 이론가들은 그것들을 연구하여 동일한 음고를 만들려고 새로운 방법까지 동원했으나 이런 음렬은 실제음악에는 연주되지 못하고 비능률적인 음이 되어 버렸다. 그후 민속악을 추구하는 음악가들은 조(Tonalty)라는 용어를 다른 개념으로 널리 사용하였고 가락과 장단이 시대에 맞게 변화되어 조성은 새로운 가사를 적용한 멜로디를 생각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인 민속악의 발전이 음악 작품으로 나타났다. 


양악의 광범위한 음계를 설명하기는 힘들고 우선 현대음악에서 흔히 보는 반음음계(The chromatic scale)에 관해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이것은 전음계(diotonic scale)의 장식으로서 12음이 동등한 가치를 가진 독립된 음계로서 사용되어 이것을 사용한 반음계적 사용은 잡다한 음정 구성과 더불어 혼합(compound)형식을 이루는데, 선율 음들의 개성적인 그룹이 수직 형태로 사용될 때 그화음은 수평적 요소에서 온 음정에 의해 이루어지며, 12음에 의한 작곡은 종교음악에도 반영되어 선법(mode)의 전조에서나 프리니안 선법의 현악4중주 반주법과 리디안선법의 클라리넷 solo구성에도 크게 사용되고 있다. 

다음 <악보1>을 통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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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곡은 Hindemith의 <Sonata No.2>로 20세기 현대음악을 집요하게 강조한 곡이다. 즉, 초기의 3화음의 특징처럼 조성적 기둥을 둘레로, 주음과 속음, 하속음으로 순환했고 화음의 인력작용은 화성적 도달점을 기대함으로써 구성되었고 <악보1>에서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속음과 하속음은 5도의 음정으로 주음의 양쪽에서 균형잡고 이런(V-I,Ⅳ-Ⅰ)관계를 신축성있게 처리하여 다른 모든 화음까지 지배하고 있다. 나머지 화음들은 종속적이나 기본적 소재와의 화음 진행은 조의 고정된 성격을 부여하는 한편 <악보1>의 2,3소절과 12,13소절의 임시표 등장은 음악적인 신선감을 주고 속음과 하속음 화성은 종지적 감각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므로 화성진행은 확실히 5도 관계나 5도 순환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악보1>에서 음계의 특징은 C major에서 5도의 순환,2도나 3도의 순환으로 진행되는데 다음과 같이 <악보2>와 같은 구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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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악을 쓰는 작곡가들은 이런 진행의 특징을 순환이 경과적이거나 종지적 진행에 의할 때 자주 사용한다. 그밖에도 3도 순환과 (Ⅲ-Ⅰ)(Ⅵ-Ⅰ)의 관계가 진행되는 방법이 있는데 모든 양악에선 우리들의 귀를 납득시킬 수 있는 차원에서 중음(mediant)과 하중음(submediant)은 주음에서 상하 3도로 위치하면서 주음에 대한 균형을 취할 수 있게 배치된다. 양악은 3화음이 기본이 되어 점점 화음은 넓은 음역에 뻗치고 그 구성음들의 간격은 일반적으로 3도로 배치되어 성부의 역행진행은 물론이고 성부의 반진행까지 사용되어 화음은 4도, 2도구성의 화음과 복화음, 혼합화음까지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20세기 작곡가들은 민속악의 흐름을 어디까지 측정하고 있는가? 먼저 지방마다 특색있게 구별되겠지만 선율골격의 구조상으로 약간의 차이를 두고 mi(sol)la, si(do)re 같은 두 개의 선율형이 연접형이며, mi와 la 중간에 sol을 생략하고, la와 re사이에 si와 do음은 불가분의 음, si와 do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음형 조직으로 간주되며 국악의 5음음계와 양악의 반음으로 생각되지만 민속악중, 남도 민속악의 특징으로 손꼽을 수 있다.     

                 이것은 음악적 차원에서 높이 평가될 수 있는데 선율 골격은 역시                    sol음을 중요시 다루어 실제로 사용되거나 생략되더라도 항상 내

                  재되어 있는 느낌을 갖게 한다. 속화음의 처리는 주음(Ⅰ)으로 처리해야 기본적 선율 골격이 생기고 주요음과 본질음 사이를 넘나드는 비골격음이 중간에 배치되어 상하로 움직이는데 이것은 이중 중심 적음 구조를 갖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중요한 특징은 민속악의 장단에서 두드러지는데 일반적으로 진양조의 경우, 24박 한 장단이나 6박 4단위를 말함인데 이것은 6박(기), 7∽12박(경),13∽18박(결),19∽24박(해)등으로 나누는데 즉 ‘기경결해’의 6박 4단위로 구성되어 독특한 민속악의 가락을 받쳐주는 구실을 한다. 민속악의 가락은 다채로우나 리듬은 흥겨운 통일성을 갖고 있는데 잔가락의 반복이 계속 될 때는 리듬의 변형도 가져와야 된다. 민속악은 고유의 우리 풍토의 특색을 지닌 음악으로 지방마다 비슷한 요소를 갖고 있는데 특별히 흥미있는 것은 선율적 윤곽과 언어 음조는 상호관계를 갖고 활발히 움직이지만, 똑같은 기준에서 어떤 음조는 올리고 내리고 또다른 음조는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계승되어온 민속악의 부분적인 측정은 음게의 구조에 한계를 두고 언급했지만 이밖에도 민속악의 우수성은 근원적인 의식음악으로 오랜 전통 속에서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는 점이다.

이에 대해,양악은 화음을 기준으로 연속적인 방향 제시와 형식적인 기능을 갖고 조성을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는 점과 무조성의 음악 세계를 통해 자유자재로 선율과  화성조직의 긴장성을 활용하여  불협화음의 균형적 배치를 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양악에서 불협화음의 균형적 사용은 실로 중요한 작업이다. 요컨대, 민속악과 양악의 중요한 특성만을 선택하여 작곡한다면 4부이상의 화성으로 협화음과 불협화음의 조화를 갖춘 다양한 음색을 곁들인, 극적이며 시너지를 주는 작품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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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누나_200.jpg

정순영; 작곡가, 영화음악평론가, 베스트셀러 작가, 명동성당 오르간 반주자 역임

경희음대 강사역임, KBS-FM 국군의 방송 <정다운 가곡> 진행자 역임,

제16회 신춘음악회 작곡부문 출연,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위촉작품[For Recorder]연주,

서울 예음홀에서 [정순영 작곡발표회] 가짐, KBS-FM 교육방송 주관으로 [정순영 창작 발표회]가짐, 

군산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 전임강사역임, 한국국제예술원(구)서울종합예술원 작곡과 교수역임, 

한국 예술평론상 수상,음악 춘추사 평론상 수상, 한국국민악회 회장역임, 한국평론가협의회 부회장, 

서울 작곡가 포럼 부회장, 한국작곡가회 부회장 역임, 동서음악연구회 이사

주요저서: 「민속악과 양악에 관한 비평」, 「가곡 프로젝트」, 「현대음악 후아유」, 

「작곡으로 먹고 살자」,음악 감상과 비평의 이론과 실제-공저」 외 논문집 및 작품집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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