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 브로커 』- 베이비 박스가 빚어낸 인연들과의 특별한 여정 -

음악평론가 정순영의 영화음악 평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 브로커 』- 베이비 박스가 빚어낸 인연들과의 특별한 여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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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베이비 박스가 빚어낸 인연들과의 특별한 여정 -

 

이번 영화 브로커를 만든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

감성 짙은 가족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우리의 정서와 시대성을 면밀히 조사했다고 한다. 그 결과 제 75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극중 선의의 브로커

상현(송강호)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확연히 달라진 한국 영화의 위상이 실감난다. 이번 영화음악은 영화 <옥자>,<기생충>,<오징어게임> 등의 OST를 만든 음악 감독 정재일이 맡았는데 특히 그는 <오징어게임> OST 작업으로

헐리우드 뮤직 인 미디어 어워즈에서 한국인 최초라는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정재일이 영화음악으로 제작한 <브로커>의 삽입곡은 총 24곡이다 <브로커>의 여러 장면에 감각있게 파고든 것은 피아노와 기타이다. 영상과 직접적인 닮은 꼴은 아니지만, 24곡의 트랙마다 영상 속의 여정이 음악과 함께 산소되고 메시지가 되게끔 맥락을 이루고 있다. 아이를 놓고 범죄자와 범죄자들을 쫓는 이야기는 상현(송강호),소영(이지은),해진(임승수),동수(강동원))네 사람의 브로커 여정을 그린다. 장면마다 테크노 리듬에 기타와 피아노 리프가 덧씌워지고, 사운드 트랙은 비교적 짧고 단편적이다.

 

사운드는 영화 배경에 일련의 패턴으로 작용하여 묵시록적인 이미지로 끌고 간다. OST에서 2<정류장>8<바람에 실려>는 신디사이저의 압축된 음이 영상마다 풍경에 꽂혀 상업 영화의 힘을 보여주는데 한 몫을 한다.

비오는 날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두기 위해 계단을 오르는 소영의 장면에서

OST ‘계단이 피아노곡으로 흐르는데 소영의 심정을 대변하듯 처연한 피아노의 외로운 독백이 영상을 잘 받쳐준다. 타이틀곡 4<새처럼>은 신.구 세대 사이의 감각적 대비처럼 화려한 사운드에 기타를 입힌 음향성이 두드러진다.

 

아기를 새 주인에게 흥정하기 위해 차로 이동할 때, 반복된 기타의 선율은 탄탄한 장면에 심리적 연관성을 준다. 자주 사용되는 3OST <시작은...>의 피아노곡은 작게 들리는 전주의 긴박감이 서서히 증폭되면서 스토리의 발단을 암시적으로 표현했고 어두운 이미지에 적합한 톤과 사운드를 구사한다..

상현 일행이 가족여행을 간 장면에서 6OST <가족 여행>은 마치 댄스의 스탭처럼 매뉴얼식으로 기타가 압도적인 축을 형성하며 차분하면서 장면의 복잡한 스토리를 일관성있게 잡아내고 있다.

 

OST는 관객에게 잘 들리게 잘 들리지 않게 배치한 음악을 정재일은 수완있게 절충하고 있다.

정재일의 사운드에는 움직임을 주시하며 음악을 만들어서 작품이 표출하려는 심연의 메시지와 독립된 악기가 부각되는 음악이 자주 등장한다. 8<바람에 실려>9<기약 없는 이별>은 기타음과 특수 음향을 혼합한 신디사이저 음악이 결합되어 장면마다 단절된 매듭을 풀어준다. 중반부에 자주 사용된 10<동승>15<도망쳐>는 기타의 빠른 선율과

리듬감이 생동감있게 입혀져서 영화 전체를 디렉팅한 여운을 준다.

 

상현이 딸을 만날 때 간간이 삽입된 17<>은 단순하지만, 재즈풍의 한국 록 냄새가 밴 기타곡이다. 거칠게 굽이치지 않으면서 묘한 굴곡감이 영상의 이미지를 받쳐준다. 영화 속의 끈끈한 감정 선을 가족의 끈으로 묶어버린 후반부는 21<고마워>23<우리>가 배경이 되어 아이러니하게 작품 속에서 안식을 주며 은은하고 서정적 톤으로 더블링 된 기타는 담담하게 과거의 느낌을 연상케한다.

 

비가 오는 날 수진(배두나)은 차 밖의 카페에서 <매그놀리아> 주제곡 와이지업을 듣는데 이곡은 <브로커>의 기적같은 여정을 설득력있게 풀어내는데 한 몫을 했다. 간단하고 소프트한 리듬과 통기타 반주의 신비함이 군데군데 꽂혀 있는 음악은 이번 장면에서도 서정적 포크음악에 맥이 닿아 있다. 엔딩 크레딧 곡으로 사용된 11<멀리서>는 쓸쓸한 감성을 짙게 만드는 피아노곡이며 군데군데 숨겨진 상처들을 나르시스적으로 풀어간다.

 

영화 속에서 OST 24곡은 주로 기타와 피아노의 단순성을 강조했고, 영상과 맞물린 리얼리티가 작품에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롱테이크 장면에서 피아노와 기타의 스트로크가 조합될 때, 선율 패턴과 충돌함 없이 유연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감독과 각본을 맡고 한국에서 최초로 만든 작품, <브로커>는 영화에 동화되면서 통속적인 주제를 벗어나 자유자재로 도식화한 음악을 만들어 무엇보다 소음과 음악의 경계선이 없고, 사운드 디자인이 영상마다 응축 결합되어 영화를 격상시켰다.

 

 

 

정순영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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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작곡가, 영화음악평론가, 베스트셀러 작가, 명동성당 오르간 반주자 역임

경희음대 강사역임, KBS-FM 국군의 방송 <정다운 가곡> 진행자 역임,

제16회 신춘음악회 작곡부문 출연,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위촉작품[For Recorder]연주,

서울 예음홀에서 [정순영 작곡발표회] 가짐, KBS-FM 교육방송 주관으로 [정순영 창작 발표회]가짐, 

군산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 전임강사역임, 한국국제예술원(구)서울종합예술원 작곡과 교수역임, 

한국 예술평론상 수상,음악 춘추사 평론상 수상, 한국국민악회 회장역임, 한국평론가협의회 부회장, 

서울 작곡가 포럼 부회장, 한국작곡가회 부회장 역임, 동서음악연구회 이사

주요저서: 「민속악과 양악에 관한 비평」, 「가곡 프로젝트」, 「현대음악 후아유」, 

「작곡으로 먹고 살자」,음악 감상과 비평의 이론과 실제-공저」 외 논문집 및 작품집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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