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데반의 노래 - THE EPOCH TIMES 기사


스데반의 노래 - THE EPOCH TIMES 기사

73374f2d99a50b3b003b24cb63eee539_1775221906_3723.jpg

시대의 진리를 일깨우는 영혼의 울림


성 스데반(Saint Stephen)성 스데반(Saint Stephen)

스데반은 성경의 성 스데반(Saint Stephen)을 가리킨다. 그는 예수님의 제자는 아니지만, 신약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기 교회의 일곱 집사 중 한 명으로, 지혜롭고 성령이 충만한 인물이다. 기독교 최초의 순교자로서 사도행전 7장에는 예루살렘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유대 지도자들의 반발로 돌에 맞아 순교한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 순교 직전에도 자신을 죽이는 사람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의 순교 장면에는 훗날 사도 바울이 되는 사울이 등장한다.

스데반은 초기 교회의 집사를 넘어 신앙과 용기의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박해 속에서도 자신의 믿음을 굳게 지키며, 죽음의 순간까지 사랑과 용서를 실천함으로써 기독교 정신의 핵심 가치를 몸소 보여주었다. 이러한 모습은 이후 수많은 신자에게 깊은 영적 울림을 주었고, 교회 역사 속에서 순교자의 모범으로 기억되며 신앙적 헌신과 희생의 본보기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한 스데반의 희생은 작곡가 엄대호를 자극해 작곡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스데반의 노래’는 작곡가 엄대호가 ‘사도행전’의 내용에 감화·감동받아 혼성 4부 합창곡으로 작곡한 작품이다. 스데반은 단순한 종교인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다 생명을 잃은 사람이다. 스데반의 삶과 설교는 우리 인간들에게 형식이 아니라 본질을, 침묵이 아니라 용기를, 증오가 아니라 용서를 선택할 것을 종용한다. 그의 메시지는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스데반의 설교는 현대 사회의 신앙과 인간을 관통한다.

‘스데반의 노래’는 감정의 흐름을 천천히 확장시키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멜로디 전달보다 분위기와 정서를 점층적으로 쌓아간다. 곡의 구조와 전개는 초반에 절제된 사운드로 시작한다. 여백과 호흡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악기 간 간격이 넓고 밀도가 낮기 때문에 청자는 자연스럽게 음악에 빨려 들어간다. 중반부로 갈수록 레이어(악기층)가 점차 늘어나고 리듬과 화성의 밀도가 높아지며 감정이 고조된다. 전개는 서사적 구성으로 클라이맥스를 위해 긴 호흡을 유지한다.

‘스데반의 노래’에서 사운드의 질감이 특히 눈에 띈다. 잔향이 길고 공간감이 큰 음향으로, 부드럽지만 약간 쓸쓸함이 묻어나는 톤이다. 디지털과 어쿠스틱의 경계에 있는 사운드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음악을 듣는 대상이 아니라 공간처럼 느끼게 만든다. 전체적인 정서는 고요함에서 기대감, 미묘한 고조, 잔잔한 여운으로 이어지며, 중간 감정의 개인적 기억이나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내면적 음악이다. 특정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청자가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게 만든다.

‘스데반의 노래’는 단순한 성경 이야기의 재현을 넘어, 음악을 통해 스데반의 신앙과 메시지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해석하고 전달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합창이라는 형식을 통해 개인의 신념이 공동체의 울림으로 확장되며, 듣는 이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결국 ‘스데반의 노래’는 과거의 한 인물을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진실과 용기, 용서의 가치를 실천하도록 이끄는 살아 있는 예술적 증언이 된다.

‘스데반의 노래’의 음악적 특징을 요약하면 미니멀한 시작에서 점층적 확장으로 이어지는 공간감 중심의 사운드 디자인이다. 감정보다는 분위기 중심의 음악으로, 반복을 통해 몰입을 유도한다. 이 곡은 화려한 기교나 강렬한 훅보다는 정서적 몰입과 공간적 경험을 제공한다. 그래서 집중해서 들으면 깊이 빠져들고, 배경 음악으로도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이중적 매력을 갖고 있다. 이런 스타일의 음악에 몰입되는 이유는 정보량이 적고 반복이 많으며, 명확한 감정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스데반에 의하면 하나님은 성전에만 계시지 않는다. 하나님은 우리의 일상과 삶 속에서 함꼐 하신다. 인간은 반복해서 진리를 거부해왔다.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고 거부해왔다. 불편한 진실 앞에서 침묵하거나 외면해왔다. 종교가 진리를 막을 수도 있다. 형식과 전통 고수가 본질을 외면할 때 살아 있는 진리는 왜곡된다.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지켜야 할 가치인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대가를 치른다. 스데반은 죽음의 순간에도 용서를 선택했다.

이러한 스데반의 통찰은 단순한 종교적 선언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우리는 익숙함과 안정을 이유로 진실을 외면하고, 때로는 집단과 관습 속에 숨어 책임을 회피한다. 그러나 스데반의 삶은 진리가 불편하더라도 외면하지 않고, 그 진실을 사랑과 용서로 증언해야 함을 일깨운다. 그의 선택은 갈등과 분열이 만연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진정한 믿음과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는 기준이 된다.

작곡가 엄대호는 교향곡 5번 ‘마라나타(Maranatha)’를 작곡하던 중 신약 ‘사도행전’ 7장을 묵상하다 성령의 감화와 감동을 받아 ‘스데반의 노래’를 작곡하게 되었다. 이 곡은 자유로운 리듬에 의한 대위법을 사용한다. 묵상곡으로 변주가 가능한 ‘스데반의 노래’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복음을 전한 스데반과, 예수를 메시아로 증언하여 순교한 스데반이 중첩되어 진정성을 더한다. 스데반은 신앙과 용서의 상징으로, 마음 다스림의 주요 인물로 각인된다.

이 작품은 음악적 형식을 넘어 신앙적 체험과 내면의 기도를 소리로 형상화한 결과물이다. 자유로운 리듬과 대위법적 전개는 스데반의 고백과 갈등, 초월적 평안을 입체적으로 드러내며, 연주자와 청중 모두가 그의 영적 여정에 동참하도록 이끈다. 반복과 변주 속에서 드러나는 긴장과 해소는 인간의 고통과 구원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스데반의 노래’는 신앙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깊은 울림과 묵상의 공간을 제공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한다.

‘스데반의 노래’는 멜로디 중심 음악이 아니라 사운드와 분위기 중심 음악이다. 장르적으로는 ① 앰비언트(Ambient): 분위기와 공간감 중심, ② 포스트클래식(Post-classical): 단순한 반복 + 감정 확장, ③ 미니멀리즘(Minimalism): 적은 요소로 점진적 변화로 분류할 수 있다. 곡의 핵심은 레이어 쌓기이다. 초반에는 단일 악기(피아노나 패드)로 넓은 공간감을, 중반에는 스트링(신스)이 얇게 추가되어 저음이 서서히 등장하며, 후반에는 여러 음역이 겹치면서 밀도가 증가하지만 과하지 않다.

이 곡은 4성부의 3부 형식(A-B-A’)으로, 자유로운 멜로디에 대위법 양식을 취하고 있다. d단조의 애잔한 느낌과 반복 선율로 곡이 끝나도 끝나지 않은 듯한 릴레이식 흐름을 띤다.

현대 음악 작곡가 엄대호의 제4집 《Quiet Time Bible》 피아노 묵상 앨범 ‘치유’(2012년 11월 작곡)와 ‘스데반의 노래’(2026년 2월 작곡)는 성경을 바탕으로 한 영감주의(Inspirationalism) 작품들이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스데반의 삶과 자신의 삶을 견주어 보는 자세는 종교인과 신앙인을 구분하고자 하는 의지로 읽힌다. 엄대호는 자신의 몰입형 음악 인생으로 ‘순교’하고자 하는 현실과 차별화되는 드문 작곡가이다.

‘스데반의 노래’는 재즈 화성이나 급격한 전환보다는 느리게 반복되는 코드로 진행된다. 같은 코드 위에서 톤과 레이어만 변화한다. 장·단조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템포를 늦추고 음을 길게 끌어 정지된 시간 느낌을 준다. 해결되지 않는 코드 느낌으로 계속 열려 있는 감정을 유지한다. 뚜렷한 드럼 없이 매우 약한 템포는 느리거나 자유 리듬에 가깝다. 듣는 음악이 아니라 머무르는 음악이다. 박자를 따라가기보다 시간의 흐름 자체를 느끼게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엄대호의 작품 세계는 종교적 표현을 넘어 개인의 실존과 신앙의 본질을 탐구하는 예술적 실천으로 확장된다. 그의 음악은 외적인 신앙 고백에 머무르지 않고, 내면의 성찰과 삶의 태도를 끊임없이 점검하게 만드는 매개로 작용한다. ‘치유’와 ‘스데반의 노래’는 고요한 묵상 속에서 인간의 연약함과 초월적 희망을 동시에 드러내며, 청중으로 하여금 신앙이 삶 속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깊이 사유하게 하는 영적·예술적 통로로 기능한다.

장석용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0 Comments


Category
반응형 구글광고 등
State
  • 현재 접속자 4 명
  • 오늘 방문자 2,713 명
  • 어제 방문자 2,467 명
  • 최대 방문자 22,630 명
  • 전체 방문자 1,226,261 명
  • 전체 게시물 894 개
  • 전체 댓글수 3 개
  • 전체 회원수 75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