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보는 국악개론 (전인평,박은주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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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보는 국악개론 | 전인평 | 아시아문화 - 교보ebook (kyobobook.co.kr)
필자가 국악개론 집필 중, 선법 항목을 정리하면서
내 의견을 검증하려고 몇 사람에게 의견을 구하였다.
몇 사람과 의견을 나누던 중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저는 <영산회상>(중광지곡) 상영산 계면조가 황중임(eb-ab-bb) 3음계 중심이라는
설이 마음에 닿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가르쳐요.
시험에는 3음음계 중심이라고 쓰고, 실제 연주 때에는 중려평조(ab 솔선법 )라고 생각하고 연주해라.”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동안 국악계가 이렇게 이중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 평생 국악계에서 이론을 가르쳐 온 필자로서는 큰 충격을 받았다. 왜 이런 괴리 현상이 생겼을까? 이 책은 바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고민한 결과이다.
1970년대 후반이었다. 하루는 모임을 마치고 관례대로 이혜구 교수님과 저녁을 함께 하였다. 술이 한 순배 돌자 최종민이 한 마디 하였다. “교수님! 저희는 교수님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습니다. 교수님은 한학과 영어에 능통하시며 치밀하기까지 하시니 ----”
이 이야기를 듣자 교수님은 정색을 하면서 “그 무슨 말인가? 자네들이 나를 비판해 주어야 내가 발전할 수 있고 또한 국악학이 바로 설 수 있지 않겠나.”
벌써 50년도 넘은 이야기이지만, 이 말씀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이렇게 나는 선학의 이론을 비판하고, 또한 후배가
나를 비판해 주기를 바라며 이 책을 집필하였다.